주말마다 왕복 6시간, 도시와 시골을 오가는 생활


평일에는 도농복합도시에서 지내고, 주말이면 가족이 있는 부산의 집으로 돌아갑니다. 한 번 이동하는 데 약 3시간, 주말 왕복으로는 적어도 6시간이 걸립니다. 처음에는 승용차와 시외버스를 번갈아 이용하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승용차는 원하는 시간에 출발할 수 있고, 시외버스는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되니 각각 장점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같은 길을 주말마다 반복해서 오가다 보니 어느 쪽도 편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승용차는 세 시간 동안 직접 운전해야 하고, 시외버스는 정해진 출발시간에 맞춰 움직인 뒤 부산에 도착해서도 다시 지하철을 타야 합니다.

결국 피로의 방식만 달랐습니다.
버스는 환승과 대기, 승용차는 장시간 운전이 부담이었습니다.

두 이동 방식의 차이

시외버스
출발시간
정해진 시간에 맞춰야 함

실제 귀가시간
환승 포함 약 4시간

피로의 형태
장시간 좌석 + 환승

짐 이동
직접 들고 이동

휴식
원하는 때 멈추기 어려움
승용차
출발시간
원하는 시간에 출발 가능

실제 이동시간
휴게소 포함 약 4시간

피로의 형태
장시간 운전 + 도로 긴장

짐 이동
트렁크 이용 가능

휴식
휴게소·졸음쉼터 이용 가능
버스는 몸을 맡길 수 있지만 시간이 묶이고,
승용차는 자유롭지만 운전의 피로가 남습니다.

금요일 이동은 퇴근 전부터 시작됩니다

제가 이용하는 직행 시외버스는 하루 세 차례 운행합니다. 오후 2시 무렵 여러 지역을 거쳐 가는 버스도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평일 근무를 마친 뒤에는 이용하기 어렵습니다.금요일에 부산으로 가려면 사실상 오후 6시 30분 직행버스를 이용해야 합니다. 퇴근시간은 오후 6시라 버스가 출발할 때까지 30분밖에 남지 않습니다. 원룸에 들러 짐을 챙길 여유가 없습니다.

금요일 이동 흐름
퇴근 18:00 → 터미널 이동 → 주차 → 도보 이동 → 버스 18:30 출발

부산에 살 때는 여러 교통편 가운데 제 일정에 맞는 시간을 골랐지만, 지금은 반대로 오후 6시 30분 버스에 맞춰 금요일 일정을 정리해야 합니다. 이 버스를 놓치면 그날 부산으로 이동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버스를 타기 전부터 생기는 이동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날에도 생활지에서 터미널까지는 자동차로 이동합니다. 예전에는 터미널 옆 공영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지만 올해 5월부터 유료로 전환됐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확인한 안내 기준으로 1일 최대 주차요금은 8,000원이었습니다. 주말 동안 차를 세워두기에는 부담스럽게 느껴졌고, 주변에 다른 주차 장소를 찾는 일도 쉽지 않았습니다. 빈자리를 찾느라 골목을 여러 번 돌다가 버스를 놓칠 뻔한 적도 있었습니다.그래서 주말 이동은 버스에 올라탄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침부터 짐을 준비하고, 퇴근하자마자 터미널로 이동해 주차한 뒤 다시 터미널까지 걸어가는 과정까지 모두 포함됐습니다.

버스 운행시간보다 긴 실제 귀가시간

시외버스 운행시간은 약 2시간 20분입니다. 숫자만 보면 승용차보다 빠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후 6시 30분에 출발한 버스가 부산 시외버스터미널에 오후 8시 50분쯤 도착한 뒤에도 이동은 계속됩니다. 터미널에서 다시 지하철을 타고 약 50분을 더 가야 집 근처에 도착합니다.

실제로 체감한 귀가시간
약 4시간
사무실을 나온 오후 6시부터 집에 도착할 때까지의 전체 이동시간입니다.

버스를 타기 전의 이동, 대기, 환승, 지하철 이동까지 합치면 버스를 타고 있는 시간만으로 실제 이동 부담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운전하지 않아도 피로는 남습니다

시외버스의 가장 큰 장점은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하루 동안 일한 뒤 출발하는 금요일에는 특히 이 점이 편합니다. 하지만 잠이 오지 않는 날에는 두 시간 넘게 제한된 좌석에 같은 자세로 앉아 있어야 합니다. 목과 허리, 다리가 뻐근해도 원하는 곳에서 내려 몸을 풀 수는 없습니다. 버스에서 내린 뒤에는 짐을 들고 지하철역으로 이동해야 하고, 지하철에서도 항상 앉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짐이 많은 날에는 계단과 승강장을 오가는 과정도 부담스럽습니다.


승용차는 자유롭지만 운전의 피로가 남습니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는 출발시간을 직접 정할 수 있습니다. 퇴근 후 바로 출발할 수도 있고, 원룸에 들러 짐을 챙기고 잠시 쉬었다가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짐이 많아도 트렁크에 넣으면 되고 생활지에서 부산의 집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다는 점도 편합니다. 대신 약 3시간의 운전은 온전히 제 몫입니다. 도농복합도시 주변에서는 차량이 많지 않아 비교적 편하지만, 부산에 가까워질수록 교통량이 늘고 도로도 복잡해집니다.

목적지가 가까워질수록 오히려 더 피곤할 때도 있습니다.
두 시간 넘게 운전한 뒤 복잡한 도시 도로로 들어가면 마지막 구간의 긴장도가 높아집니다.

필요할 때 휴게소나 졸음쉼터에 들어가 쉴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입니다. 하지만 이런 자유가 장시간 운전의 피로 자체를 없애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반복해서 오가며 바꾼 것

장거리 이동 자체를 줄일 수는 없었습니다. 대신 같은 생활을 반복하면서 이동 전후의 불편을 줄이는 방법을 하나씩 찾게 됐습니다.

01
짐은 아침부터 준비합니다
금요일에는 퇴근 후 원룸에 들를 시간이 없기 때문에 세탁물과 생활용품은 아침부터 미리 챙겨 둡니다.
02
주차할 곳을 미리 정해둡니다
가까운 곳을 찾기보다 조금 멀더라도 주차 가능성을 알고 있는 곳을 정해두는 편이 출발 직전의 부담을 줄였습니다.
03
가능하면 출발 전에 식사합니다
공복으로 출발하면 이동 중 먹을 것을 찾게 되고 흐름이 끊깁니다. 제 경우에는 출발 전에 적당히 식사했을 때 이동 중 부담이 덜했습니다.
04
장보기는 평일로 옮겼습니다
목요일 저녁이나 금요일 점심시간에 필요한 식재료를 미리 구입해 주말에 해야 할 일을 하나 줄였습니다.
05
버스에서는 부족한 잠을 보충합니다
운전하지 않는 시간을 쉬는 시간으로 활용하면서 시외버스의 단점만 보던 시선도 조금 달라졌습니다.

이동시간보다 더 아쉬운 것은 주말의 시간

직장인에게 주말은 단순히 쉬는 날만은 아닙니다. 평일에 밀린 빨래와 집안일을 하고, 부족했던 잠을 보충하고, 개인적인 공부도 해야 합니다.  하지만 금요일 저녁 부산으로 이동하고 다시 평일 생활지로 돌아오는 데 왕복 6시간 이상이 필요합니다. 시외버스를 이용하면 터미널과 지하철을 오가는 시간까지 더해집니다. 그래서 장거리 이동을 계속하면서 제가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된 것은 어떤 교통수단이 더 편한가보다 주말에 남는 시간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였습니다.

이동시간을 완전히 줄이지 못하더라도,
이동 때문에 생기는 다른 수고는 줄일 수 있었습니다.

생활의 일부가 된 주말 이동

시외버스를 타면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되지만 정해진 출발시간에 맞춰 움직이고, 터미널 주차와 지하철 환승까지 신경 써야 합니다. 승용차는 집까지 바로 갈 수 있지만 세 시간 동안 계속 운전해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어느 교통수단이 더 낫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상황에 따라 버스가 편할 때도 있고 승용차가 편할 때도 있습니다. 다만 처음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장거리 이동을 없앨 수 없다면 그 주변의 불편을 줄이는 방법을 찾게 됐다는 점입니다.

왕복 6시간은 여전히 긴 시간입니다.
하지만 같은 길을 계속 오가면서 저에게 맞는 방법을 하나씩 찾다 보니 이제는 이 이동도 도시와 시골을 오가는 생활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 버스 운행시간과 주차요금은 실제로 이용하고 확인한 당시를 기준으로 작성했으며 이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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