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장거리 이동, 승용차와 시외버스 모두 피곤했습니다
처음에는 승용차와 시외버스 가운데 더 편한 교통수단을 선택하면 된다고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승용차는 원하는 시간에 출발할 수 있고, 시외버스는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되니 각각 분명한 장점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같은 길을 반복해서 오가다 보니 어느 수단을 이용해도 장거리 이동 자체는 피곤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승용차는 직접 운전하며 도로 상황을 계속 살펴야 했고, 시외버스는 제한된 좌석에 오래 앉아 있다가 터미널에서 내려 다시 지하철을 타야 했습니다.
두 교통수단은 피로가 생기는 방식이 달랐을 뿐, 이동시간과 식사, 휴식, 짐의 양까지 생활 전반에 영향을 준다는 점은 같았습니다.
버스 시간에 맞춘 금요일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날에는 제가 원하는 시간보다 버스 출발시간에 하루 일정을 맞춰야 했습니다.
제가 이용하는 직행 시외버스는 하루 세 차례 운행합니다. 오후 2시 무렵 여러 지역을 거쳐 가는 버스도 있지만 이동시간이 길고, 평일 업무를 마친 뒤에는 이용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금요일에 대도시로 가려면 오후 6시 30분 직행버스를 타야 합니다. 오후 6시에 업무를 마치면 원룸에 들르지 못하고 사무실에서 바로 터미널로 향해야 하므로, 짐도 아침부터 미리 챙겨 놓습니다.
대도시에서는 출발하고 싶은 시간에 맞춰 여러 교통편을 비교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이곳에서는 제가 버스를 선택한다기보다 오후 6시 30분 버스에 금요일 일정을 맞추는 편에 가까웠습니다.
이 버스를 놓치면 그날 대도시로 이동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 금요일 퇴근 후 장거리 이동을 시작하는 시외버스터미널 |
버스에서 내려도 이동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시외버스 운행시간만 보면 약 2시간 20분이지만, 터미널에 도착했다고 집에 도착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버스는 오후 8시 50분쯤 대도시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합니다. 터미널에서 내린 뒤 지하철로 갈아타고 약 50분을 더 이동해야 집 근처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지하철역까지 이동하는 시간과 열차를 기다리는 시간, 지하철역에서 집까지 가는 시간도 더해집니다. 사무실을 나온 오후 6시부터 계산하면 실제 귀가에는 약 4시간이 걸립니다.
따라서 시외버스의 이동시간을 판단할 때는 버스에 타고 있는 시간만 보아서는 안 됐습니다. 출발지에서 터미널까지 가는 시간과 도착 후 환승시간까지 모두 포함해야 실제 이동시간과 피로를 알 수 있었습니다.
운전하지 않아도 몸은 피로했습니다
시외버스의 가장 큰 장점은 업무를 마친 뒤 직접 장시간 운전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금요일 저녁에는 하루 동안 쌓인 피로를 안고 출발합니다. 시외버스를 타면 앞차와의 간격이나 차선 변경, 고속도로 진입로를 계속 살피지 않아도 됩니다.
창밖을 바라보거나 눈을 감고 갈 수 있고, 잠이 드는 날에는 이동시간도 짧게 느껴졌습니다. 피곤할수록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운전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동하는 동안 항상 편하게 쉴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잠을 자지 못하는 날에는 제한된 좌석에 두 시간 넘게 같은 자세로 앉아 있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버스 안에서는 목과 허리, 다리가 뻐근해져도 원하는 곳에 차를 세우고 내려서 몸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좌석 간격과 등받이에 몸을 맞춘 채 목적지까지 가야 했습니다.
옆자리에 다른 승객이 앉아 있거나 차 안이 답답하게 느껴지는 날에는 가만히 앉아 있는 것 자체가 또 다른 피로가 됐습니다.
시외버스는 운전에서 오는 긴장을 줄여 주었지만,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어야 하는 불편함까지 없애 주지는 못했습니다.
환승에서 다시 쌓이는 피로
시외버스에서 내린 뒤 지하철로 약 50분을 더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피로가 이어졌습니다.
두 시간 넘게 버스 좌석에 앉아 있다가 짐을 들고 내려 지하철역으로 이동하고, 다시 열차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지하철에서 항상 자리에 앉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세탁물이나 생활용품처럼 짐이 많은 날에는 계단과 승강장을 오가는 일도 부담스러웠습니다. 지하철역에서 집까지 택시를 이용하는 날도 있었습니다.
시외버스에서는 직접 운전하지 않았지만, 집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이동해야 했습니다. 버스에서 내렸다고 이동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환승이라는 두 번째 이동이 남아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시외버스의 피로는 버스 안에서 오래 앉아 있는 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시간에 맞춰 움직이고 짐을 들고 환승하는 과정에서도 다시 피로가 쌓였습니다.
자유로운 대신 남는 운전 피로
승용차는 출발과 휴식 시간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지만, 약 3시간의 운전 피로를 직접 감당해야 했습니다.
승용차를 이용하면 원하는 시간에 출발할 수 있습니다. 짐이 많아도 차에 실으면 되고, 이동 중 배가 고프거나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때 원하는 휴게소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터미널과 지하철역을 오가며 짐을 옮길 필요 없이 집 앞까지 바로 갈 수 있다는 점도 편했습니다.
그러나 금요일까지 근무한 뒤 약 3시간 동안 직접 운전하는 일은 생각보다 피로했습니다. 휴게소에서 잠시 쉬더라도 남은 거리는 다시 제가 운전해야 했습니다.
출발지 주변에서는 차량이 많지 않아 비교적 편하지만 대도시에 가까워질수록 도로가 복잡해지고 차량도 늘어납니다. 이미 두 시간 넘게 운전한 상태에서 복잡한 도로로 들어서면 목적지가 가까워졌는데도 마지막 구간이 더 길게 느껴졌습니다.
집에 도착해 짐을 내리고 나면 주말이 시작됐다는 기분보다 긴 하루가 이제야 끝났다는 생각이 먼저 들기도 했습니다.
승용차는 이동의 자유가 있었지만, 그 자유를 유지하려면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운전과 긴장을 직접 감당해야 했습니다.
몸이 불편할 때 달라지는 휴식
두 교통수단은 이동 중 몸이 불편해졌을 때 대응하는 방법도 달랐습니다.
승용차로 이동하던 어느 날 휴게소에서 찬물을 마신 뒤 운전 중 갑자기 배가 아파졌습니다. 다행히 다음 휴게소가 가까워 바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시외버스를 타고 있었다면 정해진 휴게시간이나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야 했을 것입니다. 버스는 운전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원하는 순간에 멈출 수는 없습니다.
승용차는 운전 피로를 감당해야 하지만 몸이 불편하거나 졸릴 때 휴게소나 졸음쉼터에 바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반면 시외버스는 이동 중 운전 부담은 없지만 휴식시간과 장소를 직접 정하기 어렵습니다.
어느 쪽이 더 편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날에는 운전 여부뿐 아니라 필요한 순간에 멈출 수 있는지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됐습니다.
이동시간이 바꾼 식사 방식
장거리 이동은 무엇을 먹고 언제 식사할지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금요일 오후 6시 30분 버스를 타려면 퇴근 후 식사할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업무가 끝나면 짐을 챙겨 바로 터미널로 이동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이동 중 배가 아프거나 화장실이 급해질까 걱정돼 아무것도 먹지 않는 날이 많았습니다. 빈속으로 이동한 뒤 밤 10시 무렵 집에 도착해 늦은 시간에 한 끼를 먹었습니다.
긴 이동을 마치고 먹는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하루 동안 일하고 먼 길을 지나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는 안도감이 들었고, 식사하는 동안 몸에 남아 있던 긴장도 조금씩 풀렸습니다.
반대로 주말을 보내고 대도시에서 평일 생활지로 돌아오는 날에는 출발 전에 따뜻한 식사를 챙겨 먹었습니다. 밥을 먹고 출발하면 약 3시간 동안 허기가 덜했고, 먼 길을 이동할 힘을 미리 준비한 것 같은 안정감도 생겼습니다.
다만 너무 많이 먹으면 이동 중 속이 불편할 수 있어 부담이 적은 음식을 적당히 먹으려고 했습니다.
장거리 이동을 반복하면서 적어도 제게는 완전히 빈속으로 출발하는 것보다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조금 먹고 출발하는 편이 더 편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간식보다 필요했던 휴식
직접 운전할 때는 간식으로 졸음을 버티기보다 안전한 곳에 멈춰 쉬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처음에는 지루함과 피로를 줄이기 위해 쥐포나 오징어채 같은 건어물을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무언가를 오래 씹으면 운전의 단조로움이 조금 줄어드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짜고 질긴 간식을 오래 먹은 날에는 다음 날 턱이 뻐근하거나 갈증이 심했습니다. 무엇보다 간식을 먹는다고 운전 피로와 졸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금요일 업무를 마치고 출발하면 하루 동안 쌓인 피로가 운전 중 한꺼번에 몰려올 때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휴게소도 있는데 졸음쉼터를 누가 이용할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장거리 운전을 반복하면서 저도 졸음쉼터를 자주 이용하게 됐습니다.
졸음이 몰려올 때는 무엇을 먹으며 버티기보다 안전한 곳에 차를 세우고 충분히 쉬는 편이 나았습니다. 도착이 조금 늦어지더라도 안전하게 도착하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비용과 이동 부담의 차이
시외버스는 기본 교통비가 적게 들었지만, 환승과 짐을 옮기는 부담까지 포함하면 실제 편의성은 달라졌습니다.
시외버스 요금은 글 작성 당시 편도 2만 1,800원이었습니다. 왕복하면 4만 3,600원으로, 승용차로 이동할 때 든 유류비와 통행료 약 7만 원보다 적었습니다.
하지만 터미널에서 지하철로 갈아타야 했고, 짐이 많은 날에는 지하철역에서 집까지 택시를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지하철요금과 택시비가 더해지면 승용차와의 비용 차이는 줄어들었습니다.
시외버스는 비용이 적게 들고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반면 승용차는 비용이 더 들었지만 짐을 싣고 집 앞까지 바로 갈 수 있어 환승 피로가 적었습니다.
이동수단별 피로 차이
승용차와 시외버스는 어느 쪽이 피곤하지 않은지가 아니라 피로가 어디에서 생기는지가 달랐습니다.
승용차의 피로는 약 3시간 동안 직접 운전하며 도로 상황을 계속 살펴야 하는 데서 생겼습니다. 대도시에 가까워질수록 복잡해지는 도로를 지나 목적지까지 긴장을 유지해야 했습니다.
시외버스의 피로는 제한된 좌석에 오래 앉아 있는 데서 시작됐습니다. 버스에서 내린 뒤에도 짐을 들고 지하철로 갈아타 약 50분을 더 이동해야 했고, 정해진 출발시간과 환승 과정에 일정을 맞춰야 했습니다.
승용차는 자유롭게 출발하고 필요한 순간에 쉴 수 있었지만 직접 운전해야 했습니다. 시외버스는 운전하지 않아도 됐지만 몸을 움직이거나 쉬는 방법을 자유롭게 선택하기 어려웠습니다.
두 교통수단은 편리한 점과 힘든 점이 달랐지만, 장거리 이동 자체가 피곤하다는 점은 같았습니다.
장거리 이동의 준비 기준
주말마다 같은 길을 오가면서 가장 빠르거나 가장 저렴한 교통수단이 언제나 가장 편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피곤하고 짐이 적은 날에는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되는 시외버스를 선택했습니다. 짐이 많거나 출발시간을 자유롭게 정해야 하는 날에는 승용차를 이용했습니다.
그러나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장거리 이동에 드는 시간과 체력까지 없앨 수는 없었습니다. 이동수단을 바꾼다고 피로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피로가 생기는 과정이 달라질 뿐이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피곤하지 않은 교통수단을 찾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날의 몸 상태와 짐의 양, 출발시간을 살피고 무엇을 먹을지, 언제 쉴지, 환승을 어떻게 할지를 미리 준비해 피로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일이었습니다.
장거리 이동은 단순히 세 시간을 견디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집을 떠나는 순간부터 다시 문을 열고 들어갈 때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긴 일정이었고, 주말을 보낼 체력까지 고려해야 하는 생활의 한 부분이 됐습니다.
※ 버스 운행시간과 요금은 글 작성 당시 제가 이용한 노선을 기준으로 하며, 노선과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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