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교통은 거리보다 이동수단이 중요했습니다
-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시골은 교통이 불편하다는 말을 들으면 병원이나 시장 같은 생활시설이 멀리 떨어져 있다는 뜻으로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저 역시 시골에서 생활하기 전에는 목적지까지의 거리가 교통의 편리함을 결정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생활하는 지역은 병원과 시장, 행정기관 등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시설이 시내 생활권 안에 모여 있습니다. 주요 시설까지 대부분 자동차로 10분 이내에 갈 수 있어 처음에는 생활에 필요한 곳이 모두 가깝다고 느꼈습니다.
자동차가 있을 때는 실제로 이동이 편리했습니다. 하지만 차를 이용할 수 없는 날에는 같은 장소가 전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생각한 ‘가까움’이 실제 거리나 도보시간이 아니라 자동차 이동시간을 기준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직접 생활해 보니 지역의 교통 여건은 시설까지의 거리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웠습니다. 자동차 없이도 걸어갈 수 있는지, 버스가 얼마나 자주 오는지, 볼일을 마친 뒤 돌아올 교통편이 있는지를 함께 살펴야 했습니다.
자동차로 가까운 생활권
자동차가 있다면 시내 생활권 안의 주요 시설을 빠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평소 자동차로 출퇴근하고, 장을 보거나 개인적인 볼일을 볼 때도 주로 차를 이용합니다. 물건을 사서 돌아와야 하거나 여러 곳을 차례로 들러야 할 때는 자동차가 특히 편리했습니다.
제가 생활하는 지역은 도로가 심하게 막히는 일이 드물고 목적지 주변에 주차하기도 비교적 수월합니다. 원하는 시간에 출발해 볼일을 마치고 바로 돌아올 수 있어 자동차로 이동할 때는 교통이 크게 불편하다고 느끼지 않았습니다.
제가 살던 대도시에서는 가까운 곳을 가더라도 교통 정체와 신호 대기, 주차 문제로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때가 있었습니다. 반면 이곳에서는 자동차가 있다면 시내 안의 이동이 오히려 더 빠르고 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동차로 10분 이내라는 시간을 실제 거리보다 가깝게 받아들였습니다. 차를 타면 금방 도착한다는 이유로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을 때 필요한 시간은 거의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차로 7분, 걸으면 40분
제가 생활하는 원룸에서 사무실까지는 자동차로 약 7분이 걸립니다. 매일 차로 출퇴근할 때는 매우 가까운 거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직접 걸어보니 선택하는 길에 따라 40분 가까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처음 걸었을 때 예상보다 멀게 느껴진 것은 평소 자동차로 금방 도착했기 때문에 걸어서도 쉽게 오갈 수 있는 곳처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원룸에서 사무실까지 걸어본 뒤에야 제가 가깝다고 생각한 생활권이 사실상 자동차 이용을 전제로 한 거리였다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지역의 생활시설이 차로 10분 거리에 있다는 설명만으로는 실제 접근성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자동차가 없을 때의 도보시간과 보행로 상태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시간표 없이 타는 대도시 버스
대중교통의 편리함은 정류장까지의 거리보다 필요할 때 기다리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졌습니다.
제가 살던 대도시의 집도 지하철역까지 걸으면 약 15분이 걸립니다. 지하철역이 집 바로 앞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역으로 가는 버스가 보통 10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맞은편 정류장에서도 같은 방향의 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외출할 때마다 시간표에 맞춰 집을 나서지는 않았습니다. 필요할 때는 앱으로 도착시간을 확인했지만, 버스를 놓치더라도 다음 버스를 기다리거나 다른 정류장에서 같은 방향의 버스를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집과 지하철역 사이의 도보 거리가 짧지는 않아도 이를 연결하는 교통편이 비교적 자주 운행됐기 때문에 자동차가 없어도 이동 방법을 크게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차를 맡긴 날의 이동
자동차가 없어진 날에는 가까웠던 생활권의 이동 조건이 달라졌습니다.
자동차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를 가장 분명하게 느낀 것은 차를 수리 맡긴 날이었습니다. 차를 맡긴 뒤 집으로 돌아가려면 걷거나 버스 또는 택시를 이용해야 했습니다.
평소 같으면 자동차로 금방 갈 수 있는 거리였지만, 걸어서 돌아가려고 하니 선뜻 걷기에는 멀게 느껴졌습니다. 그날은 버스를 이용해 보려고 정류장에서 기다렸지만 운행시간을 미리 확인하지 않았고, 버스도 바로 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한참을 기다리다가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날 불편했던 이유는 목적지가 아주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자동차로는 가까웠지만 차가 없을 때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이동수단이 제가 살던 대도시와 달랐기 때문입니다.
대도시에서는 정확한 버스 시간을 확인하지 않고 정류장에 나가도 비교적 자연스럽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이곳에서는 버스 시간을 확인하지 않고 나가면 예상보다 오래 기다릴 수 있다는 점을 체감했습니다.
도보와 택시가 먼저인 이유
대중교통이 운행되고 있어도 익숙하게 이용할 수 없다면 실제 생활에서는 우선순위가 낮아질 수 있었습니다.
제가 생활하는 지역에도 시내버스가 운행됩니다. 그러나 평소 자동차를 중심으로 생활하다 보니 버스 노선과 운행시간에는 익숙하지 않습니다. 정류장에 나가면 곧 버스가 올 것이라는 확신이 없어, 가까우면 걷고 걷기 어렵다면 이동시간을 예상하기 쉬운 택시를 먼저 떠올리게 됐습니다.
버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제 생활에서는 차를 사용할 수 없을 때 가장 먼저 선택하는 이동수단으로 자리 잡지 않았습니다. 지역의 교통 여건은 버스 노선의 유무뿐 아니라 필요한 시간대에 이용할 수 있는지, 노선과 시간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지도 함께 살펴야 했습니다.
시간표로 살펴본 시내버스
배차간격이 긴 버스는 출발시간뿐 아니라 돌아오는 시간까지 계획해야 이용하기 쉬워 보였습니다.
차를 맡긴 날의 경험을 계기로 지역 시청 홈페이지에 공개된 시내순환버스 운행시간표를 찾아봤습니다.
노선은 아파트 단지와 의료기관, 전통시장, 주민센터, 학교, 기차역, 시외버스터미널 등을 연결하고 있었습니다. 병원 진료와 장보기, 행정업무, 통학과 환승 등 주민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장소를 잇는 노선이었습니다.
다만 제가 대도시에서 이용하던 버스처럼 시간표를 확인하지 않고 정류장에 나가도 곧 탈 수 있을 정도로 자주 운행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공개된 시간표를 살펴보니 버스를 이용하기 전에 운행시간을 확인하는 편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저는 이곳의 시내버스를 주된 이동수단으로 꾸준히 이용해 보지는 않았습니다. 따라서 실제로 버스 시간에 맞춰 생활하는 일이 얼마나 불편한지는 단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버스를 중심으로 이동한다면 출발하는 버스뿐 아니라 볼일을 마친 뒤 돌아오는 버스의 시간도 함께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평소 정확한 시간을 확인하지 않고 버스를 이용하던 대도시 생활과는 이동을 준비하는 방식이 달랐습니다.
자동차 없이도 이동할 수 있는가
지역의 교통은 시설까지의 거리보다 자동차가 없을 때 이용할 수 있는 대안에 따라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생활하는 지역의 주요 시설은 자동차로 대부분 10분 이내에 갈 수 있습니다. 도로가 비교적 한산하고 주차 부담도 크지 않아 자동차가 있을 때는 가깝고 편리한 생활권입니다.
그러나 그 가까움은 자동차 이용을 전제로 한 것이었습니다. 차를 이용할 수 없는 날에는 걸어갈 수 있는지, 버스 시간이 맞는지, 택시를 이용해야 하는지를 다시 판단해야 했습니다.
지역의 생활 여건을 알아볼 때는 “병원과 시장이 차로 몇 분 거리인가”만 확인해서는 부족합니다. 다음 조건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 자동차가 없을 때 주요 시설까지 걸리는 도보시간
-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보행로와 횡단보도 여부
- 시내버스의 노선과 실제 운행 횟수
- 볼일을 마친 뒤 이용할 수 있는 귀가 교통편
- 택시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지와 예상 비용
- 병원·시장·터미널을 한 번에 연결하는 노선 여부
직접 생활해 보니 이 지역의 교통은 자동차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가 컸습니다. 자동차가 있으면 대부분의 장소를 빠르고 편하게 갈 수 있지만, 차를 이용할 수 없는 날에는 도보와 버스, 택시를 다시 조합해야 했습니다.
결국 제가 가까운 곳이라고 생각한 기준은 자동차로 얼마나 빨리 갈 수 있는지였습니다. 지역의 교통 편의를 판단하려면 거리보다 자동차가 없을 때도 이동할 방법이 있는지를 먼저 살펴야 했습니다.
※ 이 글은 제가 생활하는 지역에서 직접 경험한 내용과 지역 시청 홈페이지에 공개된 시내순환버스 운행시간표를 살펴본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시내버스에 관한 내용은 직접 경험한 부분과 공개된 시간표를 보고 판단한 내용을 구분해 적었으며, 지역과 노선, 시간대에 따라 이용 여건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음 글 | 농촌에서 자전거가 생활 이동수단이 되는 이유
-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댓글
댓글 쓰기
도시와 시골 생활에 대한 경험이나 생각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광고성 댓글이나 개인정보가 포함된 댓글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