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재취업, 3시간 떨어진 시골 직장을 선택한 이유
50대에 다시 일자리를 알아보면서 집에서 편도로 약 3시간 떨어진 시골 지역의 직장을 선택했습니다.
처음부터 시골에서 일할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가까운 지역에서는 제가 원하는 근무조건과 업무 내용을 갖춘 일자리를 찾기 어려웠고, 지금까지의 경력을 활용하면서 새로운 실무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이 거리보다 중요했습니다.
다만 연봉만 보고 결정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원룸을 따로 구하고 매주 도시의 집을 오가며 생활할 수 있는지, 월세와 교통비를 부담하고도 선택할 가치가 있는지를 함께 따져봤습니다.
가까운 곳에서 찾지 못한 조건
처음에는 대도시의 집에서 출퇴근할 수 있는 범위를 중심으로 채용공고를 살펴봤습니다. 가족과 함께 생활하면서 가까운 직장에 다니는 것이 가장 편하고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사는 지역을 기준으로 찾아본 일자리들은 연봉이나 근무조건이 선뜻 지원하고 싶을 만큼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업무 내용도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충분히 활용하거나 앞으로 담당 범위를 넓힐 수 있는 자리와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저는 단순히 다시 취업하는 것만을 목표로 삼지는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해온 업무를 바탕으로 조금 더 넓은 분야를 경험하고, 새로운 지식과 실무를 배울 수 있는 자리를 찾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집에서 한 번 이동하는 데 약 3시간이 걸리는 내륙의 시골 지역에서 나온 채용공고를 보게 됐습니다. 기존 업무와 연결되면서도 지금까지보다 폭넓은 일을 경험할 수 있는 자리였고, 연봉도 이전 직장보다 조금 높았습니다.
이력서를 제출하고 정식 면접을 거쳐 채용됐습니다. 그렇게 평일에는 시골에서 근무하고 주말에는 대도시의 집으로 돌아가는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50대에도 이어간 배움
제가 선택한 직장은 기존 경력과 전혀 다른 분야가 아니었습니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활용하면서도 이전보다 넓은 범위의 업무를 맡을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처음 접하는 제도와 실무는 자료를 찾아보고 주변에 물으며 익혀야 했습니다. 이전보다 알아야 할 내용이 많아졌고, 기존에 해오던 업무도 더 넓은 관점에서 바라봐야 했습니다.
새로 배운 내용을 실제 업무에 적용하면서 과거의 경험도 다른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익숙한 일만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경력 위에 새로운 지식이 더해진다는 점이 제게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50대가 되면 앞으로 얼마나 더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됩니다. 건강과 가족 상황, 직장의 여건에 따라 근무할 수 있는 기간은 달라질 수 있고, 저 역시 지금의 일을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미 알고 있는 일만 반복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아직 일할 수 있을 때 새로운 내용을 배우고,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업무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을 중요하게 봤습니다.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배움의 기회를 스스로 줄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취업 전에 따져본 조건
집에서 먼 직장을 선택하면 가까운 직장에 다닐 때는 없었던 비용과 생활 변화가 생깁니다. 저는 연봉만 비교하지 않고 실제로 그 직장을 계속 다닐 수 있는지를 먼저 살펴봤습니다.
우선 근무지 주변에서 감당할 수 있는 비용의 원룸을 구할 수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월세와 관리비, 매주 도시의 집을 오가는 교통비를 부담하고도 경제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를 따져봤습니다.
계약기간과 고용형태도 중요했습니다. 먼 지역에 원룸을 구하고 생활 기반을 따로 마련해야 하는 만큼 일정 기간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자리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직장까지 출퇴근할 수 있는 주거지와 도시의 집으로 돌아갈 교통편도 살펴봤습니다. 한 번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운행 횟수, 병원과 마트 같은 기본적인 생활시설의 접근성도 계속 다닐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됐습니다.
남편이 주말부부 생활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도 빼놓을 수 없는 조건이었습니다. 제가 평일에 다른 지역에서 생활하면 남편도 도시의 집에서 자신의 식사와 집안일을 직접 챙겨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조건을 살펴본 뒤, 추가 비용과 생활의 변화를 감수하더라도 지원해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생활하며 든 비용
실제로 근무를 시작한 뒤에는 취업 전에 예상했던 비용이 구체적인 생활비로 이어졌습니다.
제가 구한 원룸의 월세는 40만 원이었습니다. 여기에 관리비와 식비, 생활용품비가 추가됐습니다. 주 1회 도시의 집을 오가는 왕복 교통비도 대략 5만~6만 원 정도 들었습니다.
도시의 집과 원룸 두 곳에서 생활하다 보니 세면도구와 주방용품, 침구와 소모품을 따로 준비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두 곳에 필요한 물건을 각각 마련하는 비용은 한 집에서 생활할 때는 없었던 지출이었습니다.
원룸에서는 식재료를 많이 사두기 어려워 필요한 만큼 소량으로 구입했습니다. 혼자 먹을 양만 사다 보니 식재료비가 생각보다 줄지 않거나, 남은 음식을 처리하기 어려운 때도 있었습니다.
반대로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같은 기본 가전이 갖춰진 원룸을 구한 덕분에 처음 들어가는 비용은 줄일 수 있었습니다. 기본 가전을 따로 구입해야 했다면 초기 부담은 더 컸을 것입니다.
승용차로 이동하는 주에는 유류비와 통행료도 들었습니다. 장거리를 반복해서 운전하면 차량 관리 비뿐 아니라 운전 피로도 함께 감당해야 했습니다.
연봉은 이전 직장보다 조금 높았지만, 월세와 교통비를 빼면 그 차이가 그대로 남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실제 생활을 시작한 뒤에는 급여액보다 두 곳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비용이 계속 발생하는지를 더 구체적으로 알게 됐습니다.
장거리 직장을 선택하면서 평일에는 근무지의 원룸에서 생활하고, 주말에는 도시의 집으로 돌아가는 생활도 시작됐습니다. 남편과 저 모두 이전과 다른 생활방식에 적응해야 했지만, 직장을 계속 다닐 수 있는 생활의 순서를 만들어가면서 처음보다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게 됐습니다.
거리보다 중요했던 조건
제가 시골 직장을 선택한 것은 도시생활이 싫어서도, 단순히 연봉이 조금 높아서도 아니었습니다.
집에서 출퇴근할 수 있는 범위에서는 제가 원하는 연봉과 근무조건, 업무 내용을 함께 갖춘 자리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반면 집에서 약 3시간 떨어진 직장은 지금까지의 경험을 활용하면서 새로운 제도와 실무를 배울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원룸 월세와 교통비가 들고, 도시의 집과 원룸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생활이 늘 편한 것은 아닙니다. 가까운 직장에 다닐 때는 없었던 비용과 수고를 감당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거리의 불편함만으로 직장을 판단하지는 않았습니다. 취업 전에는 고용조건과 주거, 이동 가능성을 살펴봤고, 취업 후에는 두 곳의 생활을 유지하며 실제로 드는 비용과 불편을 경험했습니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저에게 중요한 기준이 무엇인지 더 분명해졌습니다. 가까운 거리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경력을 활용할 수 있는지, 새로운 일을 배우며 업무의 폭을 넓힐 수 있는지도 직장을 선택하는 중요한 조건이었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만 구직 범위를 정했다면 저는 지금의 직장과 경험을 얻지 못했을 것입니다.
50대의 제게 이번 선택은 단순히 시골 지역에 취업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익숙한 생활권을 벗어나도 다시 시작할 수 있고,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업무와 지식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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