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전월세, 집값이 낮아도 구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시골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 평일에 머물 집이 필요했습니다. 대도시에 비해 집값이 낮은 지역이니 전세나 월세도 쉽게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출근을 앞두고 집을 알아볼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우선 직장과 가까운 원룸을 구했습니다. 지은 지 약 2년 된 곳으로, 보증금 400만 원에 월세 40만 원이었습니다.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같은 기본 가전이 갖춰져 있어 바로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원룸에 계속 살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생활이 안정되면 단독주택이나 아파트 전세·월세로 옮길 생각으로 여러 형태의 집을 계속 알아봤습니다.

처음에는 집값이 낮은 지역이니 조금만 찾아보면 지금보다 넓고 괜찮은 전세나 월세집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집을 알아보기 시작하면서 집값이 낮다는 것과 임대 매물이 충분하다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주택과 아파트 전경
겉으로는 다양한 주택이 보였지만, 실제로 계약할 수 있는 전월세 매물은 많지 않았습니다.

낭만을 꿈꾸며 단독주택도 알아봤습니다

시골에 살게 됐으니 단독주택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파트나 원룸보다 공간이 넓고, 조금 더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집을 보러 다녀보니 가격만으로 결정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마당이 없는 집도 있었고, 도로에 바로 노출돼 생활공간이 훤히 보이는 집도 있었습니다. 창고로 사용하던 공간을 주거용으로 바꾼 듯한 집도 있었습니다.

반대로 전원주택처럼 내부와 주변 상태가 괜찮은 집은 직장과 거리가 멀거나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비용 부담이 컸습니다. 단독주택은 집 안만 관리하면 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마당이나 집 주변까지 신경 써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평일에는 직장에 다니고, 주말이면 부산으로 돌아가 집을 비우는 제 생활방식을 생각하니 단독주택을 계속 관리하는 것이 오히려 부담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단독주택을 보면서 달라진 생각
집이 넓고 독립적이라는 장점보다, 실제로 내가 없는 시간까지 포함해 관리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했습니다.

오래된 아파트, 공간은 좋았지만 엘리베이터가...

시내의 오래된 아파트도 알아봤습니다. 원룸과 달리 방이 따로 있고 생활공간을 나누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좋았습니다. 짐도 조금 더 여유 있게 둘 수 있어 처음에는 원룸보다 편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매물을 살펴보니 전세는 거의 없고 대부분 보증부 월세였습니다. 내부가 많이 낡은 집도 적지 않았고, 엘리베이터가 없는 4층이나 5층 매물도 자주 보였습니다.

평소 생활만 생각하면 감수할 수도 있는 조건이었지만 주말마다 짐을 가지고 부산을 오가는 제 생활을 생각하니 이야기가 달라졌습니다. 가방과 짐을 들고 엘리베이터 없는 고층을 반복해서 오르내리는 불편까지 감수하면서 굳이 원룸에서 옮겨야 하는지 고민하게 됐습니다. 공간은 넓어지지만 제 생활이 반드시 더 편해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상가주택에서 만난 괜찮은 전세, 그러나 타이밍

상가주택도 여러 곳 알아봤습니다. 이곳에서는 간혹 전세 매물이 나왔습니다. 아파트보다 전세 선택지가 있다는 점에서는 반가웠습니다. 하지만 상가주택은 집 내부만 볼 수는 없었습니다. 도로변 소음은 어떤지, 창문을 열었을 때 생활공간이 외부에 지나치게 노출되지는 않는지, 늦은 시간 귀가할 때 주변 환경은 괜찮은지도 함께 살펴봐야 했습니다.

한 번은 위치와 내부 상태가 모두 괜찮은 2층 전세집을 발견했습니다. 직접 보러 가려고 했지만 제가 방문하기 전에 다른 사람이 먼저 계약했습니다. 아쉽기는 했지만 집을 직접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금을 먼저 보내는 것은 부담스러웠습니다. 

이처럼 괜찮은 전세 매물이 많지 않다 보니 마음에 드는 집이 나오면 빨리 결정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서둘러 계약하기에는 평일에 혼자 생활할 집이라는 점에서 주변 환경과 안전까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대안으로 찾아본 건설사 임대아파트

건설사가 보유한 아파트를 일반인에게 전세나 월세 형태로 임대하는 곳도 알아봤습니다. 별도의 소득 기준 없이 계약할 수 있어 조건만 맞으면 안정적으로 생활하기 괜찮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상태가 괜찮은 집은 대기자가 많았습니다. 신청해도 언제 입주할 수 있을지 정확히 알기 어려웠습니다. 반대로 바로 입주할 수 있는 집도 있었지만 도배와 장판을 새로 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고, 냉장고나 세탁기 같은 가전제품도 따로 마련해야 했습니다.

오랫동안 거주할 집이라면 필요한 비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앞으로 이 지역에서 얼마나 오래 근무할지 확실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집을 정비하고 가전제품까지 새로 마련하는 것은 생각보다 부담이 컸습니다.

여러 집을 보고 나니 달라진 기준

처음 집을 알아볼 때는 원룸보다 넓은 집으로 옮기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단독주택과 오래된 아파트, 상가주택과 임대아파트를 차례로 살펴보면서 각각의 장점만큼 제가 감당해야 할 조건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알아본 집 좋았던 점 결국 걸렸던 점
단독주택 독립적인 공간과 여유 관리 부담, 위치와 상태에 따른 비용
오래된 아파트 방과 생활공간 분리 전세 부족, 노후 상태, 엘리베이터 문제
상가주택 간혹 전세 매물이 있음 매물 부족, 소음과 주변 환경 확인 필요
임대아파트 조건이 맞으면 안정적인 거주 가능 입주 대기 또는 초기 정비·가전 비용
원룸 기본 가전, 관리 편의, 직장 접근성 좁고 생활공간 분리가 어려움

결국 처음 구한 원룸이 가장 현실적이었습니다

여러 형태의 집을 알아본 뒤 처음 구한 원룸을 다시 보게 됐습니다. 보증금 400만 원에 월세 40만 원이 아주 저렴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큰 전세금을 장기간 묶어둘 필요가 없었고,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같은 기본 가전이 이미 갖춰져 있었습니다. 별도로 살림을 크게 마련하지 않아도 됐고 직장과도 가까워 부득이한 경우 점심을 먹으러 올 수도 있는 거리였습니다. 방과 거실이 분리되지 않아 장기간 살기엔 좁다는 아쉬움은 여전했습니다. 

하지만 제 주중 생활 패턴을 다시 짚어보았습니다. 평일에는 온종일 직장에서 지내고, 주말이면 어차피 부산 본가로 돌아가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이런 생활방식에서는 넓은 집보다 관리하기 쉽고 몸만 들어가면 되는 집이 오히려 가장 편안한 안식처였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더 좋은 집을 찾으면 바로 옮겨야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여러 형태의 집을 직접 보고 난 뒤에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집이 더 크고 좋아 보이는 것보다, 지금 내 생활방식에 맞는지가 더 중요했습니다.

대도시보다 집값이 낮은 지역이라고 해서 임대차 시장까지 만만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매매가격이 낮다는 것과, 내가 원하는 조건의 전월세 매물이 충분하다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저처럼 직장 때문에 평일에만 머물고 주말에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생활이라면 집의 크기나 형태보다 관리 편의성과 직장 접근성을 최우선으로 두는 것이 현명합니다. 잠시 거쳐 가는 방 한 칸이라 생각했던 원룸이, 비교를 거치고 나니 지금 제 삶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든든한 최선의 선택이 되어 있었습니다.


※ 이 글은 직장생활을 위해 평일에 머물 전세와 월세집을 직접 알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지역과 시기에 따라 임대 매물과 계약 조건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내륙 지방 생활에서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된 날씨

차를 맡긴 날, 처음 찾아본 시골 버스 시간표

급하게 원룸 구할 때 꼭 확인할 9가지